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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level mentoring

실무진과의 만남을 통한 멘토링 프로그램

[2019년 9월] 릴레이인터뷰 03 : 김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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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영화 촬영감독 김우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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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촬영을 하면 CG 후반작업을 모팩에서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 때 부터 조금씩 관여하다가 본격적으로 같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지하1층 버츄얼 스튜디오에서 촬영, 조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영화 한 작품 안에서 촬영감독은 어떤 일을 하고,

그 범위와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일단 감독이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므로, 영화는 감독이 제일 중요한 사람입니다.

그림 그릴 때는 작가가 직접 붓을 잡고 그림을 그리잖아요. 눈으로 보고 머리로 생각하는 것을 붓이라는 도구를 잡고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감독이 만들고 싶은 장면들을 카메라라는 도구를 이용해 만드는 거죠.

그런데 카메라는 붓보다 조금 더 무거운 기계 장비입니다. 영화 카메라는 사진 촬영용 카메라 보다 더 복잡하고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조수

역할도 해 주어야 하고, 조명팀 그립팀 등 대규모의 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다보니 누군가 그 기술적인 일을 맡아서 해 주어야만, 감독이 배우들하고 이야기 하며 연기를 지도하는 등 연출에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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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카트> 촬영현장. 부지영 감독님(우)과 김우형 촬영감독님(좌).

촬영감독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촬영하는 게 아니라 감독이 만들고 싶은 것을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처음부터 촬영감독을 꿈꾸셨나요? 어떻게 촬영감독이 되셨나요?

어렸을 때, 저는 카메라 뒤에 있는 사람이 감독인 줄 알았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은 막연하게나마 카메라를 잡는 거였어요.

카메라로 촬영하는 걸 좋아했고, 늘 궁금했는데 나중에 알게 됐죠. 감독이 따로 있고, 카메라 촬영감독도 따로 있다는 것을요.

많은 작품을 찍으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과 에피소드가 있나요?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찍은 1987 영화가 기억이 많이 납니다.

제가 87년에 고등학생이었고 89년부터 대학을 다녔는데 그 당시에 실제로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연대 앞도 가고 그랬어요.

그런데 그 연대 앞을 재현한 세트를 만들어 영화를 찍게되니, 여러가지 생각이 났어요. 감회가 새로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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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1987>의 한 장면과 영화 포스터

수상경력 또한 화려하신데 가장 의미있는 상은 어떤 상이었나요?

혹시 아직 도전하고 있거나 받고 싶으신 상이 있나요?

아니요. 정말 상을 받는 다는 건, 상을 목표로 일을 하거나 그래서 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운 좋게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리틀 드러머 걸 드라마로 영국 아카데미 상을 받았습니다. 최근 일이기도 하고, 드라마는 첫 촬영이었기도 해서 기억에 남아요.

두번째 릴레이인터뷰에서 조민수 감독님이 김우형 감독님을

촬영감독들이 인정하는 촬영감독이라고 소개해 주셨습니다.

김우형 감독님이 인정하는 분은 누구인가요?

제가 영화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주신 장선우 감독님 입니다. 장선우 감독님이 만들던 영화들은 그 당시 다른 한국 영화들에 비해 뛰어났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지는 않지만 저한테는 온전히 '스승님', '사부님' 같은 분이죠. 학교에서 온갖 기술적인 것들을 배웠다면,

장선우 감독님과 일하면서는 기술적인 것보다 중요한 게 많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아마 제가 장선우 감독님을 처음에 만나지 않았으면 제 기술적인 영역의 것들을 더 잘 이루어 내기 위해서 다른 팀들을 괴롭히거나

감독님한테 “이건 안됩니다. 이건 그냥 이렇게 하셔야 합니다” 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을 것 같아요. 장선우 감독님을 만났기 때문에 제가 훨씬 연출자에

친화적인 촬영감독이 된 것 같아요. 설정이 좀 낮아졌지요.^^

촬영감독은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많은 제안을 하는 사람이라고 하셨었는데,

많은 제안을 할 수 있는 감독님만의 원동력이 있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영화는 종합예술이라고 하잖아요. 제가 듣던 음악들, 읽었던 책들은 물론이고, 봤던 다른 영화들, 다른 드라마들, 어디선가 본 것, 들은 것, 그 모든 것들이

엉켜있다가 필요할 때에 조금씩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또 한 가지는 감독이 무얼 만들고 어떤 세계를 그리고 싶어 하는지를 계속 알아내야 하는 것이에요.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계속 물어보고 이야기하면서 감독과 코드가 맞기 시작하면 갈수록 그런 대화는 줄어들어요. 반면 결과는 점점 더 좋아지게 되죠. 서로 잘 맞게 되니까요.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잘 안 맞는 게 확인이 되면 중간에 그만 두기도 하고, 두번 다시 만나지 않기도 하고 그렇죠.

영화를 제작할 때 CG팀과 협업도 많으셨을 텐데,

CG팀과의 파이프라인에서 작업이 더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촬영 현장에 CG팀이 와서 수퍼바이징을 하게 될 때 훨씬 더 깊이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훨씬 더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해요.

아무렇게나 마구 찍힌 소스를 가져와서 뒤에 고민하는 게 아니라 찍을 때 부터 나중에 작업하기 좋은 소스를 얻는 게 필요해요.

그러려면 소통이 잘 되어야 하겠죠.

물론 CG 팀만 그런 마음이 있다고 되는 건 아니고, 감독을 포함해 촬영하는 팀 자체가 그렇게 해야만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걸 알아야 되는 거죠.

누군가가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그걸 CG팀한테 떠 넘기는 게 아니라 CG팀이 그 결정 과정과 촬영에 관여해야 하는 거죠.

VFX수퍼바이저 외에 실제 제작하는 사람들과도 닿을 일이 있나요?

촬영감독이 CG 작업자들하고 만날 일은 거의 없죠. 그런데 저는 그게 늘 아쉬워서 제가 직접 와서 작업자 어깨 너머로 모니터를 같이 보기도 했었어요.

불필요한 일인 것 같아도 그게 이루어 지지 않으면 마지막 컨펌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기는 것 같아요. 잠깐 와서 보고 또 몇 주 뒤에 수정된 걸 보고..

이런 식으로는 좋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죠. 직접 보고 바로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게 아직까지 일반적인 프로세스는 아니지만

저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영화제작 과정이 그렇게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있나요?

CG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후반작업에 촬영감독이 참여해서 현장과 후반작업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단계를 넘어,

머지않아 현장과 후반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날이 오고 있다고 생각해요.

버추얼 스튜디오를 이용해 프리비주얼을 만드는 것이 좋은 예인데요. 스토리보드와 현장의 촬영과 후반작업이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전혀 새로운 영화 제작의 방법이 정립될지도 모릅니다.

VFX팀과의 협업을 통해, 상상보다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게 된

최고의 작품은 무엇이었나요?

특히나 그런 생각이 많이 나는 건 오래된 정원이라는 영화예요. 그 영화의 CG를 모팩에서 했는데 많은 CG 컷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보는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하는.. 정말 많은 것들이 CG였는데 그걸 잘 모르는 이유는 자연스럽게 잘 되었기 때문이겠죠.

오래된 정원은 CG를 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영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에요.

흔히 생활CG라고 말하는 그런 건가요?

근데 그 생활 CG라는 게 뭘 잘못 찍어서 지우고 그러는 거라면 CG의 역할을 자조적으로 과소평가 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오래된 정원에는 아주 많은 분량의 매트페인팅이 포함되어 있어요.

예를 들자면 시골집이 있고, 그 시골집의 넓은 전경 샷인데 눈이 잔뜩 쌓여 있어야 하는 거죠.

지금은 그런 CG를 많이 하니까 그럴 때 “현장의 눈을 어느 정도만 뿌려달라, 나머지는 CG팀이 하겠다.” 는 식으로 각 파트에서 어느 정도

가늠을 하잖아요. 그런데 그 당시엔 CG팀들이 그정도의 작업에도 부담을 느낄 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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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오래된 정원> 포스터와 장면

또 한 가지 예는, 그 때 지진희씨가 들고 보면서 대사하는 그림이 있었는데, 아마 연출팀 실수였을 거예요. 들고 찍어서는 안되는,

저작권이 해결되지 않은 그림을 들고 찍은 거예요. 빨리 알았다면, 다시 찍는게 제일 간단했을 텐데, 그렇게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결국 모팩에서 교체해 줬는데, 그 그림이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계속 움직이고 그림자도 겹치고 복잡했어요.

그런 작업이 그 당시에는 꽤 난이도 있는 작업이었죠. 전봇대 지우고 이런 것과는 차원이 다른 고난이도 CG들이 오래된 정원에는 많았어요.

아카데미 수강생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현재 VFX는 영화에서 정말 중요한 위치라고 생각해요. 카메라가 있어서 이제까지 영화를 잘 찍어왔는데,

이제는 카메라만 가지고는 원하는 영화를 찍을 수 없는 시대가 된거죠. 그렇기 때문에 VFX가 너무 중요합니다. 영화의 가장 강력한 툴인 셈이죠.

단순히 후반에 무언가를 다듬고 매만지는 정도의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안되고,

영화를 만드는 중요한 프로세스의 일부라는 생각을 하며 책임감을 갖고 작업에 임하시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VFX는 지금보다 훨씬 더, 날이 갈수록, 해가 갈수록 점점 더 중요한 기술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그 기술을 익힌 인력들이 산업 전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구요.

다음 인터뷰 대상을 추천해 주세요.

성호석 작가님을 추천합니다. 제가 본 가장 뛰어난 스토리보드 작가 중 한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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